제주, 그 후 / 황학주 제주, 그 후 황학주 사모하여 내처 당신이 간 곳은 제주였다 길에 독본은 없을 거야 정신을 잃듯 스르르 열리는 길 하나를 누구를 위하여 갖고 싶지만 끊어진 줄 하나를 퉁기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주객이 바뀐 것도 같은 情이 건너와서 한 방에서 데워지고 식던 나날 날 누구라 부르고 싶은..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2.06
새들의 언어 / 이명덕 새들의 언어 이명덕 새들의 언어에는 존댓말과 낮춤말이 없습니다 다만, 날아다니는 말과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는 말들이 있을 뿐입니다 애벌레처럼 꿈틀대거나 작은 날개를 흉내낸 말입니다 새들의 말엔 예민한 나뭇가지가 있고 허세를 부리는 허수아비의 허풍이 있습니다 가만히 들..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2.03
망각의 강 / 보들레르 망각의 강 샤를 보들레르(1821 ~ 1867) 오라, 내 가슴으로, 매정한 영혼이여, 사랑스런 호랑이, 무심한 괴물이여. 내 떨리는 손가락 오랫동안 담그려 하네, 우거진 그대 갈기 속에. 그대 향기 가득한 속치마 속에 내 아픈 머리를 묻고, 들이마시리라, 시든 꽃처럼 죽어버린 내 사랑의 달콤한 악..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2.01
일요일의 키스 / 김지헌 일요일의 키스 김지헌 남의 키스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는군 아침부터 '클림트의 키스' 앞은 와글와글하다 일요일인데 그랬었지 첫 키스를 떠올리는 표정으로 각각 다른 생각에 빠져 잠깐 맥박이 빠르게 뛰었지 이따금 상대의 표정을 훔쳐보면서 백주에 간음이라도 들킨 듯 어..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1.31
고요한 격렬 / 이여원 고요한 격렬 이여원 비가 내린다 이때 잔잔한 강의 수면은 앞 다투어 과녁이 된다 무수한 꽃으로 피어나는 과녁 숨을 멎고 일체의 몰입으로 입수하는 흐린 활대는 화살을 흩뿌렸겠지만 집중 없이 불어나는 순간의 과녁들 깃털달린 살이 무수히 박힌 저수지의 가을 거꾸로 꽂힌 갈대들마..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1.31
향기로운 네 얼굴 시집 『향기로운 네 얼굴』 두 번째 시집이 2020년 1월 21일 출간 되었다. 많은 속 앓이와 스트레스 후 그래도 예쁘게 나왔다. 오늘만해도 축하 전화를 수없이 받고 우편 발송에 여념이 없었다. 보잘것 없는 글이라 축하말이 부끄 럽지만 그래도 기분은 왠지 날아갈 것 같았다.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1.29
고독의 발명 / 성향숙 고독의 발명 성향숙 그러나 어둠이 빛을 삭제하듯이 빛이 어둠을 점령하듯이 머리 쪽에 서서 보면 여자, 발치에서 보면 남자인 차옥타지 파고다 와불은 시선을 허공에 걸었다 서로 복화술을 주고받듯이 내부에 가둔 침묵을 가동하는 맨발과 정적이 밧줄처럼 굵어지는 것 보리수나무 아..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1.20
물푸레 동면기 / 이여원 물푸레 동면기 이여원 물푸레나무 찰랑거리듯 비스듬히 서 있다 양손에 실타래를 감고 다시 물소리로 풀고 있다 얼음 언 물에 들어 겨울을 나는 물푸레 생각에 잠긴 척 바위 밑 씨앗들이 졸졸 여물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얼룩무늬 수피가 물에 닿으면 물은 파랗게 불을 켰었다 바람은 ..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20.01.17
배종환의 시야,놀자 국화 향이 마산에 가득한 날, 창동예술촌 어울림센터에서 시인과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예술원 회원이신 최선생님과 각 각 14편의 본인 시를 낭송하며 시야, 놀자! 를 국화 향에 풀어 갔다. 지난 해를 뒤돌아보니 행사 참여가 많았다. 중,고등학교에서 신나는 예술여행, 2019찾아가고 찾.. 文學의 오솔길/문학행사 2020.01.17
다낭에서 지난 년말을 다낭에서 가는 해 미련이 있을리 없고 오는 해 반길 일 있겠나마는 마음의 묵은 때. 버릴 곳을 찾았다. 소쿠리(바구니)배를 타고 찌든 생각을 모두 버리고 싶어 작은 노인이 젓는 바구니에 탔다. 오늘 저녁은 사 둔 민망주를 맛 보아야겠다. 호텔 방이 너무나 크다. 혼자라서 .. 산길따라/여행 202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