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배종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담쟁이 따라 숲으로 어깨 기댄 개옻나무 등에 업고 걸어갔다 등에서 빨갛게 태운 나뭇잎 좀작살나무가 우러러보는 환한 곳으로 서리 뽀얗게 덮고 더 아슬한 곳으로 생강나무 노란 한 몸 포개어 스러지는 끝자락 가을과 함께 산다 시집 2020 서정시학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11.04
마스크 마스크 배종환 언제 거들떠나 봤나 나도 모르게 귀한 몸이 되었다 침투못한 바이러스만큼 장사진을 치고 굽이친 긴 꼬리 내 잘못 같아 품절된 말은 할 수 없다 죽어봐야 죽는 줄 아는 세상 나를 빼고 맞설 잔꾀는 없다 나를 두고 갈등으로 들끓는 세상 코로나 위기가 기회라고 말하는 인간은 스스로 곤경에 빠진다 당신은 안전한가요 나와 함께 안전한 자유라지만 코로나 몸통과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이 경쟁하듯 생산하는 비말 떠도는 바이러스 당신의 숨소리마저 차단한다 눈짓으로 숨쉬면서 나의 끈을 불끈 동여매라 시애 2020.14호 경남 마산 출생. 2015년 계간지등단. 시집(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2020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한국시인협회 회원.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10.15
협죽도 협죽도 배종환 너는 유배지에서 왔지 바다 건너 왔지만 물 없이 여행 가방 속에서 축 늘어졌네 캄캄한 옷 속에서 타들어 가는 허공에 뻗은 발 흙이 그리웠네 제국이 멸망해도 폐허가 그리웠네 독한 목숨 부지한 세월 왕정 시대 그림에도 네가 있었고 흙담 마을 사람이 사는 곳곳마다 복사꽃처럼 때론 눈부시게 하얀 꽃술 달고 두리번거리며 수런거리며 부러트리라고 제발 꺾어 달라고 자살도 못 하는 사람 밤마다 죽음이 두려워 죽지도 못하고 흔들흔들 굴러 널브러져 독을 품고 독만 품고 한껏 부풀려진 죽음의 꽃마다 숨어든 삶의 영광 간신히 살아남아 발 디디며 독을 품은 감정을 숨기며 수천 년을 살아온 너 나에게 진하게 입맞춤해도 괜찮아요 쉿! 계간지 파란 2020 여름호 2015년 발견 신인상 등단 시집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6.07
개펄 개펄 배종환 당신이 외롭더라도 저물어 가는 노을에게 말하지 마라 흐려진 눈 짱뚱어처럼 뛰어오르고 싶어도 뛰어오르지 못한 가슴의 응어리에 대해 어정쩡한 마음이 하소연할 곳 찾는다면 나에게 털어놓고 가볍게 살아 봐라 살기 위해서 살아남으려고 얼굴을 일곱 번이나 갈아엎은 오소소한 부끄러움 온몸 붉은 버짐으로 타들어 가는 함초 사는 게 대단한 것도 힘에 부쳐 주저앉는 것도 복장 터지는 일도 당신뿐 아니다 치사한 생각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은 나에게 내동댕이치라 순식간에 밀려드는 광활한 물살로 사라지는 나처럼 풀어놓고 가면 된다 돌아서면 우리 만난 적 없는 인연만 남겠지 그 막막한 허공에서 혼자 다리를 꼬고 오래 서 있지 말라 퍼질러 앉아 울지도 말라 당신을 부축해 일으켜 줄 허공은 없다 계간 파란 2020 여름호..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6.05
철조망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38) / 철조망 근처의 로맨스 - 배종환의 ‘철조망’ 文學의오솔길 18분 전 수정 삭제 https://blog.naver.com/bae8320/221858625476 통계보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38) / 철조망 근처의 로맨스 - 배종환의 ‘철...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3.17
향기로운 네 얼굴 시집 『향기로운 네 얼굴』 두 번째 시집이 2020년 1월 21일 출간 되었다. 많은 속 앓이와 스트레스 후 그래도 예쁘게 나왔다. 오늘만해도 축하 전화를 수없이 받고 우편 발송에 여념이 없었다. 보잘것 없는 글이라 축하말이 부끄 럽지만 그래도 기분은 왠지 날아갈 것 같았다.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1.29
만어사 만어사 배종환 만 마리 물고기가 낙동강을 뛰쳐나왔지만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칠흑에 비친 그림자 소리 죽인 갈구렁그믐달 인간의 부레를 두드린다 촛불을 켜고 불전함에 시주하는 사람 향을 사르며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사람 엎드려 삼배 드리는 사람 무더기 무더기 잠에서 깨어나..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19.09.12
신나는 예술여행 Name 김달진문학관 File #1 신나는_예술여행2차4차_인쇄1.jpg (860.7 KB) Download : 6File #2 신나는_예술여행2차4차_인쇄2.jpg (737.3 KB) Download : 4 Subject 2019 신나는 예술여행 2차, 4차 2019 신나는 예술여행(문학순회) 찾아가고 찾아오는 시낭송 시노래 음악콘서트 2차, 4차 클릭시 확대됩니다.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19.07.28
세계일보 (2017. 7.10 字) [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나마스테배종환관련이슈 : 박미산의 마음을 여는 시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7-09 22:02:26 수정 : 2017-07-09 22:02:26 길을 걷는 당신들의 표정을 살펴봅니다. 모두 짜증 섞인 얼굴을 하고 있네요. 당신들 틈에서 ‘나마스테’ ‘나마스테’를 가만히 불러봅니다. 갑자..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17.07.10
에베레스트 맨발 / 배종환 詩가 있는 간이역 경남신문 2017. 6. 22字 게재 에베레스트 맨발 그곳에 가고 싶다 한번 입으면 벗지 못하는 옷 걸친 옷이 전부인 맨발 같은 마을 맨발의 짐꾼 버리지 못하는 신발 어느덧 서글픈 신발이 되었다 가득 담아 언제 갈 수 있을까 →누구나 여행을 좋아할 것이란 전제하에, 여건이 ..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17.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