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마스크

폴래폴래 2020. 10. 15. 13:57

마스크

 

                      배종환

 

 

 언제 거들떠나 봤나

 나도 모르게 귀한 몸이 되었다

 침투못한 바이러스만큼

 장사진을 치고 굽이친 긴 꼬리

 내 잘못 같아 품절된 말은 할 수 없다

 죽어봐야 죽는 줄 아는 세상

 나를 빼고 맞설 잔꾀는 없다

 나를 두고 갈등으로 들끓는 세상

 코로나 위기가 기회라고 말하는

 인간은 스스로 곤경에 빠진다

 당신은 안전한가요

 나와 함께 안전한 자유라지만

 코로나 몸통과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이

 경쟁하듯 생산하는 비말

 떠도는 바이러스

 당신의 숨소리마저 차단한다

 눈짓으로 숨쉬면서

 나의 끈을 불끈 동여매라

 

 

 시애 2020.14호

 

 

 경남 마산 출생. 2015년 계간지<발견>등단. 시집<야크의 눈>(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향기로운 네 얼굴>(2020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한국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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