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가을

폴래폴래 2020. 11. 4. 13:24

가을

                        배종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담쟁이 따라 숲으로

 

 어깨 기댄 개옻나무 등에 업고 걸어갔다

 

 등에서 빨갛게 태운 나뭇잎

 

 좀작살나무가 우러러보는 환한 곳으로

 

 서리 뽀얗게 덮고 더 아슬한 곳으로

 

 생강나무 노란 한 몸 포개어 스러지는

 

 끝자락 가을과 함께 산다

 

 

 시집<향기로운 네 얼굴> 2020 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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