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배종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담쟁이 따라 숲으로
어깨 기댄 개옻나무 등에 업고 걸어갔다
등에서 빨갛게 태운 나뭇잎
좀작살나무가 우러러보는 환한 곳으로
서리 뽀얗게 덮고 더 아슬한 곳으로
생강나무 노란 한 몸 포개어 스러지는
끝자락 가을과 함께 산다
시집<향기로운 네 얼굴> 2020 서정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