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배종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담쟁이 따라 숲으로 어깨 기댄 개옻나무 등에 업고 걸어갔다 등에서 빨갛게 태운 나뭇잎 좀작살나무가 우러러보는 환한 곳으로 서리 뽀얗게 덮고 더 아슬한 곳으로 생강나무 노란 한 몸 포개어 스러지는 끝자락 가을과 함께 산다 시집 2020 서정시학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11.04
시야놀자 시인과 독자와의 만남. 41회차 (2020.10. 24) 초대시인 : 이승하 . 서연우 시진: 앞줄 왼쪽부터 본인,이성모 평론가, 이승하 교수, 서연우 시인, 이서린 시인, 최석균 시인 뒷줄 오니쪽부터 손연식 시인, 이주언 시인, 두사람 건너 배한봉 시인, 이한규 시인, 성선경 시인, 이기영 시인,옆 세사람? 1차 (노다지 횟집)이후 북새통 음악카페 (LP판 6천장) 文學의 오솔길/문학행사 2020.10.27
마스크 마스크 배종환 언제 거들떠나 봤나 나도 모르게 귀한 몸이 되었다 침투못한 바이러스만큼 장사진을 치고 굽이친 긴 꼬리 내 잘못 같아 품절된 말은 할 수 없다 죽어봐야 죽는 줄 아는 세상 나를 빼고 맞설 잔꾀는 없다 나를 두고 갈등으로 들끓는 세상 코로나 위기가 기회라고 말하는 인간은 스스로 곤경에 빠진다 당신은 안전한가요 나와 함께 안전한 자유라지만 코로나 몸통과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이 경쟁하듯 생산하는 비말 떠도는 바이러스 당신의 숨소리마저 차단한다 눈짓으로 숨쉬면서 나의 끈을 불끈 동여매라 시애 2020.14호 경남 마산 출생. 2015년 계간지등단. 시집(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2020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한국시인협회 회원.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10.15
협죽도 협죽도 배종환 너는 유배지에서 왔지 바다 건너 왔지만 물 없이 여행 가방 속에서 축 늘어졌네 캄캄한 옷 속에서 타들어 가는 허공에 뻗은 발 흙이 그리웠네 제국이 멸망해도 폐허가 그리웠네 독한 목숨 부지한 세월 왕정 시대 그림에도 네가 있었고 흙담 마을 사람이 사는 곳곳마다 복사꽃처럼 때론 눈부시게 하얀 꽃술 달고 두리번거리며 수런거리며 부러트리라고 제발 꺾어 달라고 자살도 못 하는 사람 밤마다 죽음이 두려워 죽지도 못하고 흔들흔들 굴러 널브러져 독을 품고 독만 품고 한껏 부풀려진 죽음의 꽃마다 숨어든 삶의 영광 간신히 살아남아 발 디디며 독을 품은 감정을 숨기며 수천 년을 살아온 너 나에게 진하게 입맞춤해도 괜찮아요 쉿! 계간지 파란 2020 여름호 2015년 발견 신인상 등단 시집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6.07
개펄 개펄 배종환 당신이 외롭더라도 저물어 가는 노을에게 말하지 마라 흐려진 눈 짱뚱어처럼 뛰어오르고 싶어도 뛰어오르지 못한 가슴의 응어리에 대해 어정쩡한 마음이 하소연할 곳 찾는다면 나에게 털어놓고 가볍게 살아 봐라 살기 위해서 살아남으려고 얼굴을 일곱 번이나 갈아엎은 오소소한 부끄러움 온몸 붉은 버짐으로 타들어 가는 함초 사는 게 대단한 것도 힘에 부쳐 주저앉는 것도 복장 터지는 일도 당신뿐 아니다 치사한 생각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은 나에게 내동댕이치라 순식간에 밀려드는 광활한 물살로 사라지는 나처럼 풀어놓고 가면 된다 돌아서면 우리 만난 적 없는 인연만 남겠지 그 막막한 허공에서 혼자 다리를 꼬고 오래 서 있지 말라 퍼질러 앉아 울지도 말라 당신을 부축해 일으켜 줄 허공은 없다 계간 파란 2020 여름호..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6.05
철조망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38) / 철조망 근처의 로맨스 - 배종환의 ‘철조망’ 文學의오솔길 18분 전 수정 삭제 https://blog.naver.com/bae8320/221858625476 통계보기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움직인 시’ (338) / 철조망 근처의 로맨스 - 배종환의 ‘철... 이승하 시인의 ‘내 영혼을 ..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3.17
향기로운 네 얼굴 시집 『향기로운 네 얼굴』 두 번째 시집이 2020년 1월 21일 출간 되었다. 많은 속 앓이와 스트레스 후 그래도 예쁘게 나왔다. 오늘만해도 축하 전화를 수없이 받고 우편 발송에 여념이 없었다. 보잘것 없는 글이라 축하말이 부끄 럽지만 그래도 기분은 왠지 날아갈 것 같았다. 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2020.01.29
배종환의 시야,놀자 국화 향이 마산에 가득한 날, 창동예술촌 어울림센터에서 시인과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예술원 회원이신 최선생님과 각 각 14편의 본인 시를 낭송하며 시야, 놀자! 를 국화 향에 풀어 갔다. 지난 해를 뒤돌아보니 행사 참여가 많았다. 중,고등학교에서 신나는 예술여행, 2019찾아가고 찾.. 文學의 오솔길/문학행사 2020.01.17
202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202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십자 드라이버가 필요한 오후 정희안 우선 헐거워진 안구부터 조여야겠어 의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어 네모난 메모는 너무 반듯했어 느슨해진 우리 사이에 필요한 건 떨림이잖아 사랑은 사탕 같은 것 길이와 깊이 중 어느 쪽이 좋을까 잠들지 않고 꿈을 .. 文學의 오솔길/신인상 2020.01.02
202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202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풀씨창고 쉭쉭 이주송 멧돼지 한 마리 그 꺼칠한 털 속에는 웬만한 풀밭이나 산기슭이 들어있다 노루발, 뻐국새, 지칭개, 복수초, 현호색, 강아지풀, 질경이, 벌개미취, 금낭화, 산자고, 쇠별꽃 멀리 가고 싶은 풀씨들은 멧돼지 등에 올라타면 된다 제 몸.. 文學의 오솔길/신인상 202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