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감전
- 이대흠
공장생활을 하는 햇어미들은 아기 젖 줄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퉁퉁 불은 젖을 감추고 일을 하는데 그래도 아기가 배고플 즈음이면 어미가 먹었던 밥이 모조리 젖으로 와서 강 흐르듯 자연스레 몸 밖으로 흘러나오는데
그 강에 닿아야 할 풀뿌리 같은 아기 입이 없어서 쏟아져 나오는 젖을 플라스틱 통이 먼저 맛보고
그런데 신비로운 것은 몇 리나 떨어진 집에 있는 아기가 어미 젖 짜는 그 시간을 용케도 알아서 감전된 듯 감전된 듯 울어댄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은 미시시피강이나 아마존강이 아니라 어미의 젖내 흐르는 젖강인 것을
마흔 넘어 바다 건너 온 내가 바닷가를 서성이는 것은
두고 온 어미의 젖내가 갯바람에 몰아쳐서 자꾸만 자꾸만 눈이 아려서
『시작』2009년 봄호
- 1968년 전남 장흥 출생. 서울 예전 문창과 졸업
1994년『창작과비평』등단
시집<상처가 나를 살린다><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시힘』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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