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목포 앞바다
- 김선태
대반동 언덕에서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목포 앞바다는 무슨 말을 가르치는 교실 같다
거기에는 철썩철썩 매를 때리는 선생님이 있고
찰랑찰랑 선생님의 말을 따라 하는 아이들이 있다
바람이 잔잔할 때는 낮고 부드러운 소리로 발음하다
바람이 거세지면 앙칼진 소리로 입에 흰 거품을 문다.
대반동 언덕에 앉아 들여다보는 목포 앞바다는
한권의 책이다 푸르게 살아 꿈틀대는 거대한 책이다
오늘도 자강불식의 파도는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오늘이 어제의 등을 떠밀 듯 책장을 넘기고 있다
반복이 아닌 전복의 책장을 받아 넘기고 있다
황혼 무렵엔 낡은 서책을 불태우기도 한다.
대반동 언덕에 누워 가만히 귀 기울이노라면
목포 앞바다는 24시간 성업중인 뮤직댄스홀 같다
거기에는 노래하고 춤을 추는 어머니가 살고 있다
뱃속에서부터 저절로 해조음 태교를 받고 태어난
바닷가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가무에 뛰어나다
모두가 바다의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 1960년 전남 강진 출생. 1993년『광주일보』신춘문예
1996년『현대문학』등단.
시집<살구꽃이 돌아왔다>. 애지문학상 수상.
현재 목포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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