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죽은 새, 별 / 이은규

폴래폴래 2009. 6. 8. 15:52

 

 

 

 

                                                       사진:네이버포토 

 

 

 

          죽은 새, 별

 

                                          이은규

 

 

 

 바람과 내통하는 호흡에게 새는 무엇일까

 

 높은 곳에 사는 바람은,

 높은 곳을 탐했던 귓바퀴에 머물러 있고

 건기에 시달린 호흡은

 눈물맛의 수증기 쪽으로 오래 휘어지다 지쳤을 것이다

 비가 될 혹은 바람으로 깨어질

 

 언제쯤

 빙벽에 매달려있는 당신에게 갈 수 있을까

 그날 한 점 호흡마저 살뜰히 거두어갔을 바람

 언 동공에 새겨진 내력을 아직 읽어내지 못하는 귀가 있다

 

 춥지?

 나는 정말 물을 수 있을까

 눈을 감겨주려는 어리석은 짓만은 하지 말 것, 참을 것

 다만 입김을 빌어 언 동공에 잠시 물기가 돈다면

 설산의 밤 죽은 새, 별 하나 돋을 것

 

 언젠가 후생으로 몰아쉬던 새의 숨소리를 들었다

 높은 곳을 탐하다 찢긴 날개를 퍼덕이며

 날숨과 들숨의 사이를 얼리고 있던 새의 가슴

 불규칙한 호흡에 생을 맡긴 것들의 내력은 바람이다

 

 흰 눈을 수의처럼 입고 잠든 새,

 

 바람을 품다 잠든 것들의 언 동공은 이미 풀리지 않는다

 

 빙벽의 고요는 일용할 양식

 당신이 두 팔을 날개처럼 포개어 그늘을 품고 있다

 잠든 새, 빙벽을 이불처럼 덮고

 

 

 

        『리토피아』2008년 겨울호

 

 

 

 

              - 1978년 서울 출생.

                 광주대 문창과 同 대학원 졸업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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