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고라니
- 고영
마음이 술렁거리는 밤이었다
수수깡이 울고 있었다
문득, 몹쓸 짓처럼 사람이 그리워졌다
모가지 길게 빼고
설레발로 산을 내려간다
도처에 깔린 달빛 망사를 피해
오감만으로 지뢰밭 지난다
내 몸이지만 내 몸이 아닌 네 개의 발이여
방심하지 마라
눈앞에 있는 올가미가
눈 밖에 있는 올가미를 깨운다
먼 하늘 위에서 숨통을 조여오는
그믐달 눈꼴
언제나 몸에 달고 살던 위험이여
눈군가 분명 지척에 있다
문득 몸쓸 짓처럼 한 사람이 그리워졌다
수수깡이 울고 있었다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2009 문학세계사
- 1966년 경기 안양 출생. 부산에서 성장.
2003년 《현대시》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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