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한가한 오후
- 최영미
406동에 사는
세준이 어린이는 지금 즉시
큰엄마네 집으로 가기 바랍니다
?
관리실에서 내보내는 우리말을 이해하고
웃음의 꼭지가 터져 책상이 뒤집힌다
엄마도 아니고 왜 하필 '큰엄마'인가?
내게 웃을 힘이 남아 있으니
허망하게 죽지는 않으리
오 ─ 인생, 너는 엉뚱한 곳에 시를 감춰두고
실패한 자의 오후를 위로하는구나
그나저나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시집<도착하지 않은 삶>2009 문학동네
- 서울 출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
1992년 '창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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