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시창고

태양의 과녁 / 한세정

폴래폴래 2009. 4. 15. 19:28

 

 

 

 

 

 

 

       태양의 과녁     / 한세정 

 

 

 1

 단 하나의 과녁을 위하여

 새의 부리는 제 몸을 향해 자란다

 

 

 2

 나는 예고되지 않는 끝을 보기 위해

 눈이 먼 사람의 눈동자를 기억한다

 

 구름의 그림자가 눈동자를 덮을 때마다

 내 몸에서 융기하는 산맥이 지평선 밖으로 윤곽을 뻗는다

 바람의 파문波紋을 따라 빙산이 결빙되고

 나의 윤곽은 구름을 관통한다

 

 하여, 나는 허공의 빛줄기를 수혈하는 자

 온몸에 새겨지는 모반母班의 무늬들

 그러므로 나는 오직 흔적으로만 기억되는 자

 

 

 3

 나에게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태양의 흔적이 남아있다

 

 나의 눈은 지금 흑점이다

 

 

 

 

           - 1978년 서울 출생. 2008년 현대문학 등단.

              명지전문대 문창과, 홍익대 국문과 졸. 고대 국문과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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