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과녁 / 한세정
1
단 하나의 과녁을 위하여
새의 부리는 제 몸을 향해 자란다
2
나는 예고되지 않는 끝을 보기 위해
눈이 먼 사람의 눈동자를 기억한다
구름의 그림자가 눈동자를 덮을 때마다
내 몸에서 융기하는 산맥이 지평선 밖으로 윤곽을 뻗는다
바람의 파문波紋을 따라 빙산이 결빙되고
나의 윤곽은 구름을 관통한다
하여, 나는 허공의 빛줄기를 수혈하는 자
온몸에 새겨지는 모반母班의 무늬들
그러므로 나는 오직 흔적으로만 기억되는 자
3
나에게는 아직 지워지지 않은
태양의 흔적이 남아있다
나의 눈은 지금 흑점이다
- 1978년 서울 출생. 2008년 현대문학 등단.
명지전문대 문창과, 홍익대 국문과 졸. 고대 국문과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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