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네이버포토갤러리
날아라 풍선 / 마경덕
끈을 놓치면 푸드득 깃을 치며 날아간다.
배봉초등학교 운동회, 현수막이 걸린 교문 앞에서 깡마른 노인이 헬륨가스를 넣고 있다. 날개 접힌 납작한 풍선들, 들썩들썩, 순식간에 자루만큼 부풀어오른다. 둥근 자루에 새의 영혼이 들어간다. 노인이 풍선 주둥이를 묶는다. 하나 둘, 공중으로 떠오르는 새털처럼 가벼운 풍선들. 절정에 닿는 순간 팡, 허공에서 한 생애가 타버릴, 무채색의 가벼운 영혼이 끈에 묶여 파닥인다. 평생 바람으로 떠돌던 노인의 영혼도 낡은 가죽부대에 담겨있다.
함성이 왁자한 운동장, 공기주머니 빵빵한 오색풍선들, 첫 비행에 나선 수백마리 새떼 하늘로 흩어진다. 뼈를 묻으러 공중으로 올라간다.
-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신발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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