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네이버포토
이별 후의 이별 1 / 장석원
나는 또 먹히겠지만
당신은 이별하는 일에 몰두하여
당신의 신체를 내 몸에서 빼내려 하고
당신의 결정이 옳다고 믿는 나는
이별 때문에 이별을
고통 때문에 고통을
슬픔 때문에 슬픔을 느낄 수 없네
당신은 나를 아낌없이 사용했지만
사랑 후에도 당신은
나의 흔적을 가지지 않았기에
이 차가운 영혼은 부활을 알지 못하고
당신이 몸에서 단도처럼 뽑아낸, 너를 사랑해
때문에 뱀의 혀처럼 갈라진 나는
마른 늪으로 변해버렸네
시 작 노 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다. 나는 나 자신을 망실하려는 듯이 살아왔다.
새로 시작해야 한다. 벗은 나무들, 얼어붙은 사랑, 기억을 더듬을 수 없다.
허리숙여 동전을 주울 때, 모든 기억이 되살아나리라. 사랑 후 이별이 찾
아왔을 때, 내 안의 당신은 온 생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이곳에서의 생도
곧 끝나가리라. 다른 모든 사랑은 이제 소멸하리라. 당신과 이별해야 한다.
언어를, 언어의 몸을 바꿀 때가 왔다.
-1969년 충북 청주 출생. 고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2002년 대한매일(서울신문)신춘문예 등단.
시집<아나키스트><태양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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