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문태준
호박꽃 속을 한결같이 맴도는 호박벌처럼
젖을 빨다 유두를 문 채 선잠 든 아가처럼
나오지 아니하고 그 통통한 살내 속에 있고 싶은
목련 / 문태준
나는 봄의 들의 일꾼이고 싶다
단 하루도 흙물이 빠진 적 없는 열 개의 발톱을 가진 무논 쪽으로
싸리광주리 행상(行商)을 하는 어머니가 오늘은 뜨거운 들밥을 내신다
이제 오느냐 / 문태준
화분에 매화꽃이 올 적에
그걸 맞느라 밤새 조마조마하다
나는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아이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나는 또 한 말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말할수록 맨발 바람으로 멀리 나아가는 말
얼금얼금 엮었으나 울이 깊은 구럭 같은 말
뜨거운 송아지를 여남은 마리쯤 받아낸 내 아버지에게 배냇적부터 배운
-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대 국문과, 동국대 문예대학원 문창과 졸업.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등단.
동서문학상,노작문학상,유심문학상,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 시힘'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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