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오래 된 書籍 / 기형도

폴래폴래 2009. 2. 23. 10:34

 

 

 

 

 

 

 

              오래 된 書籍          / 기형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書標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 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1960년 경기 연평 출생. 연세대 정외과 졸업.

                       1984년 중앙일보사 정치, 문화부 기자.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안개' 당선.

                       1989년 3월 7일 새벽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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