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내 / 문정희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봄날 환한 웃음으로 피어난
꽃 같은 아내
꼭 껴안고 자고 나면
나의 씨를 제 몸속에 키워
자식을 낳아주는 아내
내가 돈을 벌어다 주면
밥을 지어주고
밖에서 일 할 때나 술을 마실 때
내 방을 치워놓고 기다리는 아내
나 바람나지 말라고*
매일 나의 거울을 닦아주고
늘 서방님을 동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내 소유의 식민지
명분은 우리 집안의 해
나를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만들어주고
내 성씨와 족보를 이어주는 아내
오래전 밀림 속에 살았다는 한 동물처럼
이제 멸종 되어간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아직 절대 유용한 19세기의 발명품** 같은
오오,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미당의 시 '내 아내'중에서.
**매릴린 옐롬의 '아내' 중에서.
1969년 '월간문학'신인상 등단.
현대문학상.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
나지 나만 문학상 등 수상.
고대 문창과 교수.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문짝 / 김종삼 (0) | 2009.02.22 |
|---|---|
| 찔레꽃 / 양현근 (0) | 2009.02.21 |
|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이상국 (0) | 2009.02.20 |
| 천정을 보며 / 정양 (0) | 2009.02.19 |
| 화석 / 김기택 (0) | 2009.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