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佛堂골이라는 / 홍신선
이름이 佛堂골이라는
오래 전에 절 뜬
내 시골마을이기도 한 산골짝엘 갔습니다
진압복에 방패든 전경들처럼 쇠뜨기풀들이
무더기 무더기 외곽으로 投入된
공터에는
꼭 바늘귀만한 꽃다지꽃들이 냉이꽃들이
졸아들고 모지라지다 못해
실낱 같은 심지뿐인
노랗고 흰 연등들을
수도없이 들고나와 人山人海를 이룬 것을 보았습니다.
아니, 미천한 풀꽃들일수록 제각기 대운동장인 마음을
내면에 가만히
닦아가지고 숨긴 게 보였습니다.
말이 있을 때마다
말보다는 소리없이 제 뼈에다 금을 긋는
하찮은 돌도
우주도
탐, 진, 치도
一切가
마음 속에 있어서 마음 맨밑바닥이 훌렁 빠지도록
그 안에서
쿵쾅쿵쾅 뛰고 달리고 뒹구는 것을 보았습니다.
허허 참
마음이 있으면
너 어디 보여주려므나
문득 내려오다 뒤돌아본 하늘에는
섬유가 올올이 삭은 천처럼
너덜너덜
고함 한 폭 펄럭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래 전
혼 뜬 절 한 채
그냥 거기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칠성각도 대웅전도
죄다 버리고
자유롭게 뜬.
- 1944년 경기 화성 출생. 동국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문학박사.
1965년 '시문학'등단. 동국대 국문과 교수.
녹원문학상. 현대문학상. 경기도문화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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