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도 되겠습니까
- 동백
한영수
충분히 불안합니다
순간 쏟아질 한 사발 피에
아름다움이 붐빕니다
빨강의 내부를 열고
들어가 더 완고한 빨강에서
베어 문 빛깔로
지배받지 않는
단어로
꽃 피어도 되겠습니까
겨울로 격리된
심장 한 덩이
변방을 두드려 댑니다
아우성치며 눈발이 때를 맞추는
이런 밤에
이런 밤에
꽃을 가진 겨울에 대하여
겨울을 가진 꽃에 대하여
한마디 넘쳐도 되겠습니까
시집< 피어도 되겠습니까> 2022. 파란
전북 남원 출생. 2010년 「서정시학」등단
시집 <케냐의 장미><꽃의 좌표><눈송이에 방을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