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첫키스
- 박미산
만원버스에서 내린 중학생
고등학생이 나란히 걷는다
전깃불 없는 캄캄한 구월동 모랫마을에
꽃잎들이 퍼붓는 밤
그 애 입술이 꽃잎 따라 돌진한다
너무 놀란 나는 튀어나가다가
그만 엎어지고 말았다
엄지손가락 밑에선 핏물이 철철 흐르고
내 피로 물든 교복을 싸안고 가던 중학생
풋,
첫,
바보,
혀끝에 맴돌던 그 애 이름이 터져 나오고
나는 오른 손 흉터를 더듬으며
첫키스를 만져본다
『시와정신』2011년 가을호
- 인천 출생. 2006년 유심 신인상,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루낭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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