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달과 배롱나무 / 조용미

폴래폴래 2011. 10. 14. 22:09

 

 

 

 

 

 달과 배롱나무

 

                               - 조용미

 

 

 

 書院의 紫微木은 그믐처럼 붉었다

 햇살이 하얗게

 하얗게 달구고 있는

 그믐의 한낮

 

 자미목 붉은 꽃들 위로

 상현에서 하현까지의 달이

 까맣게 떠올랐다

 

 혓바닥으로

 이지러지고 차오르는 여러 개의 달을

 핥아대는

 자미목의 뜨거운 꽃들

 

 붉은 꽃들의 자궁에서 피어나

 달은

 세상을 온통 뜨겁게 물들이고 있었다

 

 

 

 시집『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문지 2004년

 

 

 

 

 - 경북 고령 출생. 1990년<한길문학>으로 등단.

   시집<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기억의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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