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길
- 혜초의 길 25
- 이승하
그대 아는가 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바람은 때로 길도 잃게 하지만
열흘 넘게 부는 바람은 없더라
바람도 쉬어 가는 파미르고원
바람인들 왜 힘들지 않겠는가
바람은 제각각 다르지
어제 불던 바람, 오늘 부는 바람과 다르고
여름에 부는 바람, 겨울바람과 다르지
길도 다르다
어제 간 그 길이 영원히 그 길이 아니듯
사람이 만든 길로 짐승 같은 사람이 가기도 한다
강도를 만나도 빼앗길 것이 없었을 혜초
어제는 바람을 업고
오늘은 바람을 안고
토화라국에서 만난 눈, 땅 갈라져라 휘몰아쳤지만*
봄바람 불면 그 길 또한 열리지 않던가 혜초여
*혜초가 남긴 시: 차디찬 눈 얼음까지 끌어모으고 찬바람 땅 갈라져라 매섭게 분다.
시집『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서정시학 2010
- 경북 의성 출생. 중앙대 문창과 同 대학원 졸업.
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 시
1989년『경향신문』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사랑의 탐구><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폭력과 광기의 나날><박수를 찾아서><생명에서 물건으로> 등
중앙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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