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바람이 불어오는 길 / 이승하

폴래폴래 2010. 6. 15. 14:22

 

 

 

 

 

 

  바람이 불어오는 길

          - 혜초의 길 25

 

                                        - 이승하  

 

 

 

 그대 아는가 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바람은 때로 길도 잃게 하지만

 열흘 넘게 부는 바람은 없더라

 바람도 쉬어 가는 파미르고원

 바람인들 왜 힘들지 않겠는가

 

 바람은 제각각 다르지

 어제 불던 바람, 오늘 부는 바람과 다르고

 여름에 부는 바람, 겨울바람과 다르지

 길도 다르다

 어제 간 그 길이 영원히 그 길이 아니듯

 사람이 만든 길로 짐승 같은 사람이 가기도 한다

 

 강도를 만나도 빼앗길 것이 없었을 혜초

 어제는 바람을 업고

 오늘은 바람을 안고

 토화라국에서 만난 눈, 땅 갈라져라 휘몰아쳤지만*

 봄바람 불면 그 길 또한 열리지 않던가 혜초여

 

 

 

  *혜초가 남긴 시: 차디찬 눈 얼음까지 끌어모으고 찬바람 땅 갈라져라 매섭게 분다.

 

 

 

  시집『천상의 바람, 지상의 길』서정시학 2010

 

 

 

 

  - 경북 의성 출생. 중앙대 문창과 同 대학원 졸업.

    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 시

    1989년『경향신문』신춘문예 소설 당선.

    시집<사랑의 탐구><우리들의 유토피아><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폭력과 광기의 나날><박수를 찾아서><생명에서 물건으로> 등

     중앙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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