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수양버들 / 김용택

폴래폴래 2009. 6. 28. 12:35

 

 

 

                                            사진:네이버포토

 

 

 

          수양버들

 

                                            - 김용택 

 

 

 

 너를 내 생의 강가에 세워두리.

 바람에 흔들리는 치맛자락처럼 너는 바람을 타고

 네 뒤의 산과 네 생과 또 내 생, 그리고 사랑의 찬연한 눈빛,

 네 발 아래 흐르는 강물을 나는 보리.

 너는 물을 향해 잎을 피우고

 봄바람을 부르리. 하늘거리리.

 나무야, 나무야!

 휘휘 늘어진 나를 잡고 너는 저 강 언덕까지 그네를 타거라.

 산이 마른 이마에 닿는구나. 산을 만지고 오너라.

 달이 산마루에 솟았다. 달을 만지고 오너라.

 등을 살살 밀어줄게 너는 꽃을 가져오너라.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하늘거리는 치맛단을 잔물결이 잡을지라도

 한 잎 손을 놓지 말거라.

 지워지지 않을 내 생의 강가에 너를 세워두고

 나는 너를 보리.

 

 

 

           시집『수양버들』창비 2009

 

 

 

            - 1948년 전북 임실 출생.

               1982년 창작과비평 21인 신작시집

              김수영문학상, 김소월문학상 수상.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작나무 사원 / 최정란  (0) 2009.06.29
아이스크림과늑대 / 이현승  (0) 2009.06.28
당신은 누구인가? / 채호기  (0) 2009.06.28
스윙 / 여태천  (0) 2009.06.28
민들레문상 / 박후기  (0) 2009.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