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3mm의 산문
- 김용택
운동장을 거닐다가 땅바닥에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이 있어
쭈그려앉았습니다.
3mm나 될까, 연둣빛 투명한 아기벌레였습니다. 여치인지
방아깨비인지, 얼마나 여리고 작고 그 빛이 순정하던지,
너는 어디서 왔니?
너는 어디서 왔어?
물어봅니다.
나는 너무 크고 벌레는 너무 작아
도저히 눈 맞출 수 없어
나의 말이 그 벌레에게 닿지 않아 그의 답을 듣지 못합니다.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엎드려
벌레를 따라갑니다.
바람이 붑니다.
내 눈이
푸르게 물들어오는
이 저녁.
『수양버들』2009 창비.
- 1948년 전북 임실 출생.
1982년 창비21인 신작시집 작품발표
시집<섬진강><그 여자네 집>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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