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수평선
- 위선환
노인은 꺾여 있었다. 판판하게 내려앉은 등허리에 바짝 마른 등짝이 포개져 있었다. 등짝 너머로
비닐을 덮어씌운, 골 파인, 서까래들이 드러난 지붕이 보였다. 지붕 밑에 방이 있었다. 방에서는
갈비뼈 아래로 손이 들어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폐선 한 척, 개펄에 얹혀 있었다. 밀물 때가 되어서야
폐선 안으로, 가슴속으로, 구들장 밑으로도 물이 밀려들었다. 서까래 끝이 젖고 노인의 등짝에 물이 고였다.
노인과 집과 나와 폐선이 자를 대고 그은 듯이 한 水位가 되었다. 한 번 더 돌아다보았다.
폐선이 얹혀 있는 개펄 건너, 노인의 꺾인 등허리에 얹힌 낮은 지붕을 넘어서 수평선이 밀려오고 있었다.
시집『새떼를 베끼다』2007년 문지.
시인의 말
역시
시로 적은 것 말고는
하잘것없다
추려봐도
부스러기뿐이다
구태여
적지 않는다
이 시집을 내기까지
걱정하고
손 잡아준 분들이 있다
따로
챙겨준 분들이 있다
사람의 정이
이리
가슴 저리다
2007년 1월
위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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