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새떼를 베끼다
- 위선환
새떼가 오가는 철이라고 쓴다 새떼 하나는 날아오고 새떼 하나는 날아간다고, 거기가 공중이다, 라고 쓴다
두 새떼가 마주보고 날아서, 곧장 맞부닥뜨려서, 부리를, 이마를, 가슴뼈를, 죽지를, 부딪친다고 쓴다
맞부딪친 새들끼리 관통해서 새가 새에게 뚫린다고 쓴다
새떼는 새떼끼리 관통한다고 쓴다 이미 뚫고 나갔다고, 날아가는 새떼끼리는 서로 돌아다본다고 쓴다
새도 새떼도 고스란하다고, 구멍 난 새 한 마리 없고, 살점 하나, 잔뼈 한 조각, 날갯짓 한 개, 떨어지지 않았다고 쓴다
공중에서는 새의 몸이 빈다고, 새떼도 큰 몸이 빈다고, 빈 몸들끼리 뚫렸다고, 그러므로 空中이다, 라고 쓴다
시집『새떼를 베끼다』2007년 문지.
- 전남 장흥 출생. 2001년『현대시』9월호에 「교외에서」외 2편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나무들이 강을 건너갔다><눈 덮인 하늘에서 넘어지다>
'文學의 오솔길 > 시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팔이 된 눈동자 / 나희덕 (0) | 2009.06.23 |
|---|---|
| 처서 / 고성만 (0) | 2009.06.22 |
| 반달곰이 사는 법 / 송찬호 (0) | 2009.06.17 |
| 사랑굿 41 / 김초혜 (0) | 2009.06.17 |
| 시간들 / 안현미 (0) | 2009.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