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月印譜
- 위선환
뉘우쳤고, 며칠 더 뉘우친다
내 몸에 달빛 밝다 희고 가는 실핏줄과 토막 난 뼈다귀들,
등줄기에 금 그어진 길고 깊은 손톱자국까지 낱낱이 비친다
갈빗대 사이로 달빛 새어들던, 외진 몸 구석이 푸르게 비치던 시절은
뒤돌아볼 때마다 춥고, 아프고, 그때처럼
살가죽이 헌다 듬성 털이 빠진다
내가 비루먹은 나를 끄집고 들어가던 저 바다다
여러 개째 밑 없는 구덩이를 팠던, 주춤대다가 뒷걸음치다가 헛딛고 자주 빠지던 저 들판이다
저 수평선에, 물비늘 희게 깔린 저 물바닥에,
물채운 들판은 수은 바른 듯 번뜩이고 천 가닥의 강줄기들이 반짝이며 흘러가는 저 지평까지
오직
달빛
찼다
승냥이 한 마리 나를 뚫더니 살가죽을 찢고 고개를 빼서 내 몸 밖으로 내밀고는
내가 며칠 더 뉘우치고 나서 새로 눈 뜨고 보는 하늘의
높고 둥근 달을 쳐다본다
주둥이를 치켜들고 우우 운다
시집『새떼를 베끼다』2007,문지.
1941년 전남 장흥 출생.
2001년 『현대시』에 30년 만에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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