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수상한 거울
- 이정란
저녁이면 창문은 닫힌다
바깥 어둠과 안의 빛은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하고 바라춤을 추다 거울이 된다
천 개 거울에 천 개 얼굴이 비치고
천 개 얼굴에 천 개 갈망이 뜨리라
그러나 그건 모방일지도 모른다
밤하늘 심연의 끝과 대낮 빛 마루를 부여잡은
수상한 거울이다
밤에만 소생한다
날마다 비춰볼 얼굴을 탄생시키고
날마다 갈망을 일으킨다
늘 닫혀 있는 창문에 비쳐지는 얼굴이 있다
가장을 모르는 그는
거울을 키우는 듯하다
시집『나무의 기억력』2007,종려나무
- 1959년 서울 출생. 1999년 《심상》신인상 등단.
계간『詩로 여는 세상』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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