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질투 / 손진은

폴래폴래 2009. 6. 16. 09:56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질투

 

                                           - 손진은 

 

 

 

 세상 가장 맑은 눈을 가진 생물은

 파리라지

 수천 홑눈으로 짜 올린 겹눈

 흰 천보다 순금보다 거울보다 맑게 빛나게

 두 손으로 두 팔로

 밤이고 낮이고 깎아낸다지

 그렇게 깎인 눈 칠흑의 어둠도 탄환처럼 뚫을 수 있다지

 꿀이 있는 꽃의 중심색이 더 짙어지는 걸 아는 것도

 단숨에 그 깊고 가는 통로로 빨려드는

 격렬한 정사情事도

 다 그 눈 탓이라더군

 공중을 날면서도 제자리 균형 잡아주는

 불붙는 저 볼록거울!

 세상에 절여진 눈 단내가 나도록 깎고 깎아야

 자신이든 적이든 먹잇감이든 제대로 보이는 법

 같은 태생이면서도 짐짓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손 비빈다고

 날마다 닦아야 할 죄가 무어 그리 많으냐는 뾰르퉁한 입들에게

 폐일언하고

 눈알부터 깎으라고

 부신 햇살 떠받치며 용맹정진하는

 파리 대왕, 파리 마마들

 소리들이

 천둥같이 쏟아진다

 

 

 

 

            『시와반시』2009년 봄호

 

 

 

 

              - 1959년 경북 안강 출생.

                 경북대 국문과 同 대학원 박사.

                1987년 「동아일보」시 , 1995년 「매일신문」평론 당선.

                  현재 경주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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