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질투
- 손진은
세상 가장 맑은 눈을 가진 생물은
파리라지
수천 홑눈으로 짜 올린 겹눈
흰 천보다 순금보다 거울보다 맑게 빛나게
두 손으로 두 팔로
밤이고 낮이고 깎아낸다지
그렇게 깎인 눈 칠흑의 어둠도 탄환처럼 뚫을 수 있다지
꿀이 있는 꽃의 중심색이 더 짙어지는 걸 아는 것도
단숨에 그 깊고 가는 통로로 빨려드는
격렬한 정사情事도
다 그 눈 탓이라더군
공중을 날면서도 제자리 균형 잡아주는
불붙는 저 볼록거울!
세상에 절여진 눈 단내가 나도록 깎고 깎아야
자신이든 적이든 먹잇감이든 제대로 보이는 법
같은 태생이면서도 짐짓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손 비빈다고
날마다 닦아야 할 죄가 무어 그리 많으냐는 뾰르퉁한 입들에게
폐일언하고
눈알부터 깎으라고
부신 햇살 떠받치며 용맹정진하는
파리 대왕, 파리 마마들
소리들이
천둥같이 쏟아진다
『시와반시』2009년 봄호
- 1959년 경북 안강 출생.
경북대 국문과 同 대학원 박사.
1987년 「동아일보」시 , 1995년 「매일신문」평론 당선.
현재 경주대 문창과 교수.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굴참나무 술병 / 손택수 (0) | 2009.06.16 |
|---|---|
| 그녀, 요나 / 김혜순 (0) | 2009.06.16 |
| 부토투스 알티콜라 / 최문자 (0) | 2009.06.16 |
| 장미란 / 문인수 (0) | 2009.06.15 |
| 나는 물고기에게 말한다 / 정호승 (0) | 2009.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