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손금
- 유현숙
자재암 들어 백팔배를 드리는 어머니
백 여덟 번째 이마를 바닥에 대고
머리 위로 내던졌다가 뒤집은 손바닥에는 희고 검은 잔금들이 패였다
한 생 내내 얻었던 것 다 잃고
수심 깊은 주름살만 거머쥐고 상경한 노모다
삐걱거리는 무릎관절과 휜 팔꿈치와 바람에 파인 이마까지
먼지 나는 일대기를 온 몸으로 받들어 올린다
꿇고 엎드린 어머니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저러다가, 저렇게 깊은 잠 드는가 싶다
어머니 손바닥, 깊게 파인 도랑 사이로
고요한 것이 흐른다
흥건하다
손끝을 타고 흐르는 저 무진한 물길
주악비천도의 젖은 치마자락이 문지방을 넘는다
풍경을 치고 온 바람이 연등 아래를 맴돌고,
어머니는 아직 일어나지 않는다
계간『시작』 2008년 여름호
1958년 경남 거창 출생. 2003년 『문학,선』등단.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받음
온시 동인. 시산맥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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