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반달 / 이정록
이사를 가야 한다
해 짧은 겨울 저녁
지붕 위에
식구들 운동화를 빨아 널었다
저도 가고 싶었나
뒤꿈치 쪽에 반달 하나씩
얼음으로 웅크리고 있다
날 밝으면 같이 가자
안방 아랫목에 신문지 요를 깔아주자
스르르, 오줌까지 싸버렸다
젖은 몸에
시장기나 앉히고 길마중 나갔나
울상이 된 신문지 위에
생고구마 껍질이 놓여 있다
고구마 껍질에도
눈길 위에도, 새벽
달빛이 서려 있다
저도 따라가려고
고구마 한 조각,
앞산 위에 떠 있다
-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1989년 대전일보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장미 / 조은길 (0) | 2009.05.23 |
|---|---|
| 덩굴은 고집이 세다 / 마경덕 (0) | 2009.05.22 |
| 살강*에서 / 이금미 (0) | 2009.05.20 |
| 무량사 한 채 / 공광규 (0) | 2009.05.18 |
| 빈둥빈둥 늙는 집 / 마경덕 (0) | 2009.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