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거기쯤에서 봄이 자글자글 끓는다 / 김선우
세상에 소음 보태지 않은
울음소리 웃음소리 그 흔한 날갯짓 소리조차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뿔도 침도 한 칸 집도 모래 무덤조차도
배추흰나비 초록 애벌레
배춧잎 먹고 배추흰나비 되었다가
자기를 먹인 몸의 내음
기억하고 돌아온 모양이다
나뭇잎 쪽배처럼 허공을 저어 돌아온
배추흰나비 늙어 고부라진 노랑 배추꽃 찾아와
한 식경 넘도록 배추 밭 고랑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지니고 살지 않아도
무거운 벼랑이 몸속 어딘가 있는 모양이다
배추흰나비 닻을 내린
늙은 배추 고부라진 꽃대궁이 자글자글 끓는다
- 1970년 강릉 출생. 강원대 국어교육과 졸업.
1996년 '창작과비평'등단.
2004년 현대문학상 수상.
2007년 천상병문학상 수상. '시힘'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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