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시창고

거기쯤에서 봄이 자글자글 끓는다 / 김선우

폴래폴래 2009. 4. 30. 09:53

 

 

 

 

                                                        사진:네이버포토 

 

 

 

   거기쯤에서 봄이 자글자글 끓는다    / 김선우

 

 

 세상에 소음 보태지 않은

 울음소리 웃음소리 그 흔한 날갯짓 소리조차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뿔도 침도 한 칸 집도 모래 무덤조차도

 

 배추흰나비 초록 애벌레

 배춧잎 먹고 배추흰나비 되었다가

 자기를 먹인 몸의 내음

 기억하고 돌아온 모양이다

 

 나뭇잎 쪽배처럼 허공을 저어 돌아온

 배추흰나비 늙어 고부라진 노랑 배추꽃 찾아와

 한 식경 넘도록 배추 밭 고랑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지니고 살지 않아도

 무거운 벼랑이 몸속 어딘가 있는 모양이다

 배추흰나비 닻을 내린

 늙은 배추 고부라진 꽃대궁이 자글자글 끓는다

 

 

 

 

             - 1970년 강릉 출생. 강원대 국어교육과 졸업.

                   1996년 '창작과비평'등단.

                   2004년 현대문학상 수상.

                   2007년 천상병문학상 수상. '시힘' 동인.

 

 

'文學의 오솔길 > 시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 / 유홍준  (0) 2009.05.01
맷돌 / 오탁번  (0) 2009.05.01
사랑 / 조은길  (0) 2009.04.28
강물이 흐르는 너의 곁에서 / 전봉건  (0) 2009.04.27
북방(北方) / 안도현  (0) 2009.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