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버선 / 손창기

폴래폴래 2009. 4. 24. 21:14

 

 

 

 

 

 

             버선    / 손창기 

 

 

  아카시아에도 버선발이 있는가 보다

 

  바지랑대에 매달려 있는 꽃망울에는

  발뒤꿈치가 자란다

 

  회한과도 같은 향기를 아그데아그데

  피어 올린 제 버선이

  향기로운 사향주머니였다는 것

 

  흰 옥양목을 앙감질로 밟듯

  터질 듯한 속살이 드러난다

  한 겹, 두 겹 속버선 벗겨진 사이로

  뾰족이 코끝을 내미는 실밥들,

 

  상처 터진 자리에 봄이 돋고

  이 고요의 그늘 속에

  시린 발목을 내놓은

 

  꽃들이 지그재그로 만개한 버선들을 열고

  너덜너덜거리는 동안

  지상엔 티밥만한 햇빛들이 수북이 널브러진다

  봄이 다 널브러진다

 

 

             - 2003년, 현대시학 당선작.

 

 

              - 1967년 경북 군위 출생.

                 영남대 국어교육과, 경북대 교육대학원 졸업.

                 2003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달팽이 聖者>2009년.

                 푸른시 동인, 포항문학 회원. 포항 대동고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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