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그래피 / 김행숙
호르몬이여, 저를 아침처럼 환하게 밝혀주세요. 분노가 치밀어오릅니다. 태풍의 눈같이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 자가 제게 사기를 쳤습니다. 저 자를 끝까지 쫓겠습니다.
당신에게 젖줄을 대고 흘러온 저는 소양강 낙동강입니다. 노 없는 뱃사공입니다. 어느 곳에 닿아도 당신이 남자로서 부르면 저는 남자로서
당신이 여자로서 부르면 저는 여자로서 몰입하겠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세번째, 네번째, 일곱번째 사다리에서 거지가 될 때까지 카드를 만지겠습니다. 녹초가 되게 하세요. 호르몬이여,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로 눈꺼풀을 내리시고
제 꿈을 휘저으세요. 당신의 영화관이 되겠습니다. 검은 스크린이 될 때까지 호르몬이여, 저 높은 파도로 표정과 풍경을 섞으세요. 전쟁같이 무의미에 도달 하도록
신성한 호르몬의 샘에서 영원히 반짝이는 신호들.
- 1970년 서울 출생. 고대 국어교육,동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9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사춘기><이별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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