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리의 흔적이거나 철로에 묶인 쇠사슬이다
/ 한세정
몸 밖의 호흡을 듣기 위해
아이들은 철로를 두드리며 자라나고
등 뒤의 그림자가 윤곽을 삼킬 때
태양은 당신을 향해 기운다
당신은 뜨겁게 달아오른 철로에 귀를 대고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소실점에서 당신에게로 기차가 달리는 순간
구름은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붉게 물든 모든 것은 당신의 귓바퀴로 돌진한다
발이 닿지 않는 의자에 앉아
아이가 부드러운 페달을 굴릴 때
달리는 풍경을 겨냥한 나의 두 팔은
얼마나 견고한 허공을 밀어내고 있는가
한낮의 열기 속 지상의 소리가 휘발되고
일순간에 몰려드는 먹구름처럼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깊이 가라앉는 것이다
숨을 고르며 한쪽으로 고이는 피의 무게를 느낀다
몸 밖의 호흡이 우리를 관통한다
- 1978년 서울 출생. 2008년 현대문학 등단.
명지전문대 문창과,홍익대 국문과 졸업.고대 국문과 박사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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