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데자뷰 / 강연호

폴래폴래 2009. 4. 15. 10:28

 

 

 

 

 

 

             데자뷰      / 강연호 

 

 

 

 언젠가 너를 본 적이 있지

 내 얼굴의 거울은 타인의 얼굴인 것을

 미처 알아보지 못한 척하지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나 같지?

 이미 답을 알고 던지는 질문을 뒤집듯

 거울을 홱 뒤집어 보기도 하지

 그 뒤에 꼭 누가 웃고 있을 것만 같아서

 등골 서늘해지는 느낌을 즐기지

 

 내 얼굴의 거울은 바로 네 얼굴인 것을

 나는 언제나 너를 질투하지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나 같지?

 똑같은 질문을 거듭 던지며

 뻔뻔하게도 나는 얼굴을 붉힌 적이 한 번도 없지

 

 두드려라, 깨질 것이다

 두드려라, 깨진 만큼 늘어날 것이다

 나는 짐짓 지구본마냥 고개를 기울여

 늘어난 얼굴들을 빤히 쳐다보며 묻지, 누구시더라?

 

 

          - 현대시 2009년 4월호

 

 

            - 1962년 대전 출생. 고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1991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등단.

               시집<비단길><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원광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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