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문인수
저기, 샌다.
산업도로와 아파트 단지 사이 방음벽에
알루미늄 방음판을 지탱하는 기둥 쪽으로
담쟁이넝쿨 바글바글 몰린다.
어두컴컴할 때,
방뇨하기 좋은 포인트에
조것들의 귀가 참 새파랗게 쫑긋쫑긋
소복하다. 방음벽이 지금
알 슬거나 새끼 치는 것 같다. 본디, 꽉 틀어막는다는 일이 부수적으로
새는 실수를 낳곤 한다. 샜다, 차갑고 막막하고 텁텁한판에
소문이란 것이 하긴 세상 어느 한구석
파릇파릇 틔우기도 한다.
생생하게 꾸며주는 재미가 있다. 저와 같은 스캔들은 또 대부분
맛있다. 지린내 같은 것도 삭혀먹는,
씹는, 곱씹어먹는
이쁜 주둥이들, 쌨다. 저기, 틀림없이 무슨
중대사태가 일어날
비밀이 샌다. 저, 산천을 온통 바꾸겠다.
계속 번진다.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 심상 신인상 등단.
미당문학상,대구문학상,김달진문학상,노작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시와시학상,편운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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