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시창고

봄 / 문인수

폴래폴래 2009. 3. 19. 10:29

 

 

 

 

 

 

 

                        봄         / 문인수 

 

 

 

 저기, 샌다.

 산업도로와 아파트 단지 사이 방음벽에

 알루미늄 방음판을 지탱하는 기둥 쪽으로

 담쟁이넝쿨 바글바글 몰린다.

 어두컴컴할 때,

 방뇨하기 좋은 포인트에

 조것들의 귀가 참 새파랗게 쫑긋쫑긋

 소복하다. 방음벽이 지금

 알 슬거나 새끼 치는 것 같다. 본디, 꽉 틀어막는다는 일이 부수적으로

 새는 실수를 낳곤 한다. 샜다, 차갑고 막막하고 텁텁한판에

 소문이란 것이 하긴 세상 어느 한구석

 파릇파릇 틔우기도 한다.

 생생하게 꾸며주는 재미가 있다. 저와 같은 스캔들은 또 대부분

 맛있다. 지린내 같은 것도 삭혀먹는,

 씹는, 곱씹어먹는

 이쁜 주둥이들, 쌨다. 저기, 틀림없이 무슨

 중대사태가 일어날

 비밀이 샌다. 저, 산천을 온통 바꾸겠다.

 계속 번진다.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 심상 신인상 등단.

              미당문학상,대구문학상,김달진문학상,노작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시와시학상,편운문학상 등 수상.

 

 

 

'文學의 오솔길 > 시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흘 폭설 / 박성우  (0) 2009.03.22
추억의 스타 / 류인서  (0) 2009.03.22
저린 사랑 / 정끝별  (0) 2009.03.18
능소화 / 강영은 다시보기  (0) 2009.03.17
봄 / 이성부  (0) 2009.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