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나무와 새 / 강희안

폴래폴래 2009. 2. 3. 23:43

 

 

 

 

                                        사진출처:네이버포토갤러리

 

 

 

                  나무와 새         / 강희안 

 

 

 

1

아파트 화단을 기웃대던

동박새 한 마리

깃털 부비는 몸짓으로

헝클어진 동백나무

곁가지를 쪼고 쪼으다가

잠시 울대 뿌리로부터

팬지 꽃잎보다 빛나는

울음 몇 마디 피운다

경비실 부근에선가 만나

뿔뿔이 흩어져 가는

또각또각 여인의 구둣발 소리

상가 맞은편 쪽에서

잠시, 울부짖는 소리가

고막을 찢고 있다

 

누군가의 투신이란다

 

2

그리고, 어느 날인가는

둥글둥글 깍아 놓은

회양목 둥치 밑에서

새의 주검이 발견되었다

시리게 부푼 자목련

굳게 닫아건 창을 향해

붉은 망울 터뜨릴 때

문득, 허공이 떨구는

희디흰 깃털 하나

 

죽은 새도 거두지 못한

나무의 무덤을 본다 

 

 

 

 

 

 

              - 1965년 대전 출생. 배재대 국문과 및 한남대 대학원 박사.

              1990년 '문학사상'등단. '시에' 편집위원. 배재대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