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네이버포토갤러리
나무와 새 / 강희안
1
아파트 화단을 기웃대던
동박새 한 마리
깃털 부비는 몸짓으로
헝클어진 동백나무
곁가지를 쪼고 쪼으다가
잠시 울대 뿌리로부터
팬지 꽃잎보다 빛나는
울음 몇 마디 피운다
경비실 부근에선가 만나
뿔뿔이 흩어져 가는
또각또각 여인의 구둣발 소리
상가 맞은편 쪽에서
잠시, 울부짖는 소리가
고막을 찢고 있다
누군가의 투신이란다
2
그리고, 어느 날인가는
둥글둥글 깍아 놓은
회양목 둥치 밑에서
새의 주검이 발견되었다
시리게 부푼 자목련
굳게 닫아건 창을 향해
붉은 망울 터뜨릴 때
문득, 허공이 떨구는
희디흰 깃털 하나
죽은 새도 거두지 못한
나무의 무덤을 본다
- 1965년 대전 출생. 배재대 국문과 및 한남대 대학원 박사.
1990년 '문학사상'등단. '시에' 편집위원. 배재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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