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주름살 사이의 젖은 그늘 / 이정록

폴래폴래 2009. 2. 3. 22:19

 

 

 

 

 

 

                주름살 사이의 젖은 그늘     / 이정록 

 

 

 

백 대쯤

엉덩이를 얻어맞은 암소가

수렁논을 갈다 말고 우뚝 서서

파리를 쫓는 척, 긴 꼬리로

얻어터진 데를 비비다가

불현듯 고개를 꺾어

제 젖은 목주름을 보여주고는

저를 후려 팬 노인의

골 진 이마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 긴 속눈썹 속에

젖은 해가 두 덩이

오래도록 식식거리는

저물녘의 수렁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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