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밭에서 산밭에서 오탁번 가파란 산밭을 매면서 아낙네들은 말했다 매일 이 지경으로 일을 하면 밑구녁도 아예 비뚤어지겠다 건너 산에선 뻐꾸기가 울다 졸다 하였다 밭두럭에선 암소가 제 새끼의 사타구니를 뜨거운 혀로 자꾸자꾸 빨았다 가파른 산밭을 매면서 아낙네들은 말했다 서방이 제 구멍을 못 찾으..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08.10.15
할아버지 할아버지 오탁번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부채질을 하며 말복더위를 시키고 있는데 달려오던 빨간색 자동차가 끽 멈춰 섰다 운전석 차창이 쏙 열리더니 마흔 살 될까 말까 한 아줌마가 고개도 까딱하지 않고 - 할아버지! 진고천 가는 길이 어디죠? 꼭 꼬나보듯 묻는다 부채를 탁 접으면서 나는 말했..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08.10.15
작별 작별 오탁번 오늘 아침 그대들과 작별하고 싶다 꿈꾸며 바라본 설핏한 저녁 노을 진토닉에 몸을 푸는 빨간 체리 서해바다 노을 한강까지 밀어올리며 얼음 밑에서 겨울을 나는 누치 한 마리 그대들과 선선히 작별하고 싶다 미끈미끈한 비늘도 모두 흩어지고 목마른 입술 닿은 종이컵도 재활용 봉투 속.. 詩心의 향기/시詩(필사) 2008.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