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나무
-김형술
저 나무는
제가 전생에 물고기였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저잣거리 한가운데 서서
있는 듯 없는 듯
묵언수행이더니
어느 아침
온몸에 흰 비늘을 달았다
화안한 한낮이 며칠
물속인 듯 출렁이더니
나무 어느새 햇빛 속을 유영한다
휘르륵 휘르륵
세상으로 날아올라 흩어지는
나무의 몸
희붉은 비늘들
사거리
신호등 곁 늙은 벚나무 이제
앙상하게 검은 뼈마디만으로
한창인 봄을 일으켜 세운다
뼈마디 사이사이
연초록 핏방울 투둑투둑
일어선다
시집『타르초,타르초』2016 문예중앙
-경남 진해 출생. 1992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의자와 이야기하는 남자><의자, 벌레, 달>
<나비의 침대><물고기가 온다><무기와 악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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