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매화
- 송찬호
달 뜨는 초저녁
활짝 핀 매화 아래 서니
매화에 달을 그린
그림쟁이의 마음을 조금 알겠네
매화는
달이 얼마나 맑고 차운지
가까이 불러 한번 어루만저보고 싶었을 테고
달은 또 매화 곁으로 조금씩 옮겨 앉다가
그 향기를
지팡이 삼아
꽃 한 가쟁이를 꺾어 가고 싶었을 테고
그래서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매화 우에 달이 출렁 얹힐 때
달도 한번 몸을 푸르르 떨겠네
『현대문학』2013년 7월호
- 1959년 충북 보은 출생. 경북대 독문학과 졸업.
1987년<우리시대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동서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미당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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