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꽃 때 / 김박은경

폴래폴래 2012. 4. 15. 11:17

 

 

 

 

 

 

 

 

   꽃 때

 

                                    - 김박은경

 

 

  숲에 갇힌 물고기 펄떡대요 가지 사이 싱싱한 비늘들 찰각찰각 물고기 등이 휘어져요 지느러미 휘날려요 물고기가 입을 열어요 그 속에 악어가 살아요 악어가 입을 열어요 단단한 이들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카랑카랑한 시절 가슴 벅차 미칠 듯한 시간이 물려 있어요 엄마, 놀라지 마요 그럴 때가 있잖아 날것의 뜨거워라 차마 그늘 볼 틈도 없는 눈멀어 낯선 사내와 통정하는, 보세요 분홍 꽃 흰 꽃 피어요 먼저 핀 것들 먼저 떨어져요 붉은 아가미 너머 둥싯둥싯 흰 부레 부풀어요 평생 단 한번 부드럽고 둥근 기억 부풀어 허공에 가만히 떠있어요

 

 

 

시집『온통 빨강이라니』문학의전당 2009년

 

 

 

 - 서울 출생. 숙명여대, 홍익대 산미대학원 졸업

   2002년 <시와반시> 등단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리 나리 개나리 / 기형도  (0) 2012.04.17
꽃향기 / 황학주  (0) 2012.04.16
백제시 - 칠지도 / 문효치  (0) 2012.04.13
바다란 이름 / 권애숙  (0) 2012.04.10
참꽃 / 정영경  (0) 201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