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뜨거운 추상 / 한세정

폴래폴래 2011. 1. 12. 11:03

 

 

 

 

 

 뜨거운 추상

 

                                - 한세정

 

 

 

 

 마주보는 순간

 두 눈은 웅덩이가 된다

 

 나는 단 한 번의 밀착으로 發火되는 자

 수면의 무늬를 읽는 물결의 비늘이다

 

 딱딱해진 개의 주둥이가

 얼음장 사이에서 컹컹거리는 순간

 방향을 잃은 세떼들이

 나의 눈동자로 떨어지고

 당신을 가늠하는

 내 손은 이제 무덤이다

 

 그러므로 내가 보는 것이

 당신이 보는 전부이다

 나는 눈 감은 채

 당신을 목도하는 맹인의 지문이다

 

 

 

 

  <2009 젊은 시> 문학나무

 

 

 

 

 - 1978년 서울 출생. 고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2008년『현대문학』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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