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면 안 되나요
- 김소연
젖가슴에는 젖꼭지 대신 꽃봉오리
발가락에는 발톱 대신 자갈들이
이럴 때는
그리워하면 안 되나요
이럴 때는
딱 한 잔, 딱 두 잔, 딱 넉 잔
이럴 때는
달빛에 녹아내리는 벚꽃 잎처럼
흩날려 사라지면 안 되나요
풍짝풍짝 풍짝짝
사람들이 춤을 덩실덩실 출 때에
그 앞에서 음악이 되어 사라지면 안 되나요
목덜미에는 입술
허리에는 두 팔
머리카락에는 태엽 풀린 인형들
등 뒤에는 매미처럼 당신이
시집『눈물이라는 뼈』문지 2009
- 1967년 경북 경주 출생. 가톨릭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1993년『현대시사상』등단.
시집<극에 달하다><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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