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고백 / 남진우

폴래폴래 2010. 3. 9. 16:27

 

 

  사진:네이버포토

 

 

 

  고백

 

                 - 남진우 

 

 

 

 내 그대에게 사랑을 고백함은

 입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과 같으니

 입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

 그대에게 보이는 것과 같으니

 

 아무리 속삭여도

 불은 이윽고 꺼져가고

 흘러내린 양초에 굳은 혀를 깨물며

 나는 쓸쓸히 돌아선다

 

 어두운 밤 그대 방을 밝히는 작은 촛불 하나

 내 속삭임을 대신해 파닥일 뿐

 

 

 

 

 시집『사랑의 어두운 저편』창비 2009

 

 

 

 

  - 1960년 전북 전주 출생.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죽은 자를 위한 기도>

   <타오르는 책><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김달진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수상

   명지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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