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감촉여행 / 함민복

폴래폴래 2009. 4. 3. 20:47

 

 

 

 

 

 

             감촉여행          / 함민복 

 

 

 

 도시는 딱딱하다

 점점 더 딱딱해진다

 뜨거워진다

 

 땅 아래서

 딱딱한 것을 깨오고

 뜨거운 것을 깨와

 도시는 살아간다

 

 딱딱한 것들을 부수고

 더운 곳에 물을 대며

 살아가던 농촌에도

 딱딱한 건물들이 들어선다

 

 뭐 좀 말랑말랑한 게 없을까

 

 길이 길을 넘어가는 육교 바닥도

 척척 접히는 계단 길 에스컬레이터도

 아파트 난간도, 버스 손잡이도, 컴퓨터 자판도

 빵을 찍는 포크처럼 딱딱하다

 

 메주 띄울 못 하나 박을 수 없는

 쇠기둥 콘크리트 벽안에서

 딱딱하고 뜨거워지는 공기를

 사람들이 가쁜 호흡으로 주무르고 있다

 

 

 

 

             - 1962년 충북 중원 출생. 서울예전 문창과 졸업.

               1988년 세계의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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