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촉여행 / 함민복
도시는 딱딱하다
점점 더 딱딱해진다
뜨거워진다
땅 아래서
딱딱한 것을 깨오고
뜨거운 것을 깨와
도시는 살아간다
딱딱한 것들을 부수고
더운 곳에 물을 대며
살아가던 농촌에도
딱딱한 건물들이 들어선다
뭐 좀 말랑말랑한 게 없을까
길이 길을 넘어가는 육교 바닥도
척척 접히는 계단 길 에스컬레이터도
아파트 난간도, 버스 손잡이도, 컴퓨터 자판도
빵을 찍는 포크처럼 딱딱하다
메주 띄울 못 하나 박을 수 없는
쇠기둥 콘크리트 벽안에서
딱딱하고 뜨거워지는 공기를
사람들이 가쁜 호흡으로 주무르고 있다
- 1962년 충북 중원 출생. 서울예전 문창과 졸업.
1988년 세계의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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