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낙엽에게 / 나호열

폴래폴래 2009. 2. 10. 16:37

 

 

 

 

 

 

 

 

              낙엽에게          / 나호열 

 

 

 

 

나무의 눈물이라고 너를 부른 적이 있다

햇빛과 맑은 공기를 버무리던 손

헤아릴 수 없이 벅찼던 들숨과 날숨의

부질없는 기억의

쭈글거리는 허파

창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을 때

더 이상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하였다

슬픔이 감추고 있는 바람, 상처, 꽃의 전생

그 무수한 흔들림으로부터 떨어지는,

허공을 밟고 내려오는 발자국은

세상의 어느 곳에선가 발효되어 갈 것이다.

기다리지 않는 사람에게 슬픔은 없다, 오직

고통과 회한으로 얼룩지는 시간이 외로울 뿐

슬픔은 술이 되기 위하여 오래 직립한다

뿌리부터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취기가 없다면

나무는 온전히 이 세상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너는 나무의 눈물이 아니다

너는 우화를 꿈꾼 나무의 슬픈 날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