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서 있는
전동균
내 그림자 속을
혼자 걸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림자 속 세상은 하염없이 넓고 깊어서
장님처럼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오랫동안 모시던 어머니 떠나가신 뒤
밤이면 작고 메마른 손 하나
허공에서 내려와
내 심장을 쥐어짜듯 움켜쥐고,
늙고 서러운 아버지의 몸은
마침내 온몸으로 임종을 터뜨리고
점점 차가워지는 바람이 묻는다
바람의 깃에 몸을 매달고
먼 곳으로 떠나가는 새들이, 그들의 빈 둥지가 내게 묻는다
무슨 죄 많아
늘 고개 숙여 걷는가?
걷다가 문득 멈추어 서서, 뭘 그리 보고 있는가?
너에게도 ......영혼이란 게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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