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계간 파란 신인상 당선작
여름방학
마윤지
너 매미가 언제 우는지 알아?
동트기 전부터 아침 먹을 때까지 우는 애가 참매미다
아침부터 낮까지 우는 매미는 말매미고
에스파뇰 공부를 한다고 했지
우리는 마당에 앉아서
따르르르 아르르르 한참 연습했다
보쏘뜨로-스 보쏘뜨라-스
너무 뜨거운 날엔 옥상에 물을 뿌렸다
크고 넓은 나뭇잎
일 층 대문 밖 골목
옆집 뒷집에까지 몰래 그렇게 했다
너넨 울면서 새도 쫓고 더도 잊는다고 하던데
아니야 매미는 떨면서 소리를 내는 거야
가득 찬 고무 대야
아주 느리게 헤엄치는 날개들
불이 너무 뜨거워 불 속에 손을 넣었다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했다
계간 파란 2022년 봄호
1993년 서울 출생.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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