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콘느
신은숙
법천사지 탑비 앞
합장 마친 바이올리니스트
활을 든다
무관중 콘서트
몰래 깃든 관중은 나만이 아니다
폐사지 가득 민들레, 연꽃 바람개비들
주춧돌과 새털구름 저만치 홀로 늙은 느티나무
지광국사와 부처님도 관중으로 오셨다
슬픔이 강처럼 흘러가고
무심히 빛나는 오후
보이는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보이지 않는 멜로디는 더욱 아름답다
부처님도 울고 싶은
부처님 오신 날에
*보이는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보이지 않는 멜로디는 더욱 아름답다:존 키츠.
시집<모란이 가면 작약이 온다>파란 2020년 12월
1970년 강원도 양양 출생.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등단